이번시즌 들어서 처음 가보는 직관 이었습니다.날씨는 흐릿했고 빗방울도 좀 떨어져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네요.개인적으로 레이븐스의 플레이는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많이 하고 갔습니다.엔에펠 역대를 통틀어 가장 완벽한 수비를 한다고 정평이 나있는 레이븐스와 후반기만 되면 말그대로 번개가 치는 차저스의 대결이니 만큼 샌디에이고의 퀄컴 스테디엄은 입추의 여지 없이 꽉 들어찬 모습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 되기전 차저스 선수들보다는 레이븐스 선수들의 몸풀기 장면을 유심히 보았는데 역시 군기가 잘 잡혀있더군요.반면 차저스는 조금 더 자유분방한 분위기였습니다.경기시작 30분전 쯤에 필드에 레이 루이스와 터렐 석스가 나타났는데 위용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구경하느라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덩치도 그렇고 필드를 다니는 폼이 흡사 산전수전 다겪은 베테랑 군인같은 포스였죠.레이 루이스를 중심으로 레이븐스 선수들이 모여 치어링을 하는 모습도 역시나 명불허전 이었습니다.
차저스에게 아주 어려운 게임이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지만 풋볼은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법.관전 포인트는 올스타로 이루어진 레이븐스의 디펜스와 역시 공격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차저스의 오펜스의 대결이었는데요.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차저스가 매서운 공격을 퍼부으며 레이븐스를 골로 보내 버립니다.
Point 1 # 필드골 미스
1쿼터 공격권을 가진 레이븐스가 착실하게 앞으로 전진했지만 터치다운에는 실패하고 36야드 이지 필드골을 차게 됐죠.그러나 키커인 컨디프의 밥줄 끊기는 소리가 들리며 이걸 미스 합니다.레이븐스의 역사적인 대패의 시발점 이라고나 할까요?
Point 2 # 후계자의 부활
레이븐스의 필드골 미스 턴오버로 공격권을 쥔 차저스가 첫 드라이브에서 필립 리버스의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로 퍼스트 골을 획득.이를 톨버트가 인사이드 핸드오프로 성공시키며 터치다운을 뽑아냅니다.이 게임에서 기록상으론 평범한 활약을 했지만 패스의 질이 달라졌고 레이븐스 디펜스의 무차별 패스 러쉬에도 굴하지 않고 정확하게 딜리버리하며 현세대의 후계자임을 공고히 하는 리버스 였습니다.대머리 매닝,공주 브래디의 시대를 이어갈자는 롸저스가 아닌 자신이라는것을 증명하는 플레이였습니다.아쉽게도 빈센트 잭슨이 놓친 롱 TD패스와 2번의 와이드오픈 캐치 미스는 아쉬울 따름이었죠.
Point 3 # 레이븐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반격
필드골 미스라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이후에 첫드라이브에 터치다운을 내준 레이븐스는 레이 라이스의 활발한 런과 플라코의 패스플레이로 터치다운을 따내며 게임을 원점으로 돌려 놓습니다.이때 레이븐스가 게임을 잡기 위해서는 다음 드라이브에서 차저스에게 포인트를 내주면 안되었지만 차저스는 리버스의 패스로 다시한번 필드골을 만들며 게임을 리드했고 이렇게 첫번째 승부처에서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죠.
Point 4 # 레이 루이스의 비참한 종말
엔에펠 팬이라면 레이 루이스라는 선수를 좋아하지는 않아도 선수로서 리더로서 인정하지 않는 분은 없을겁니다.저도 레이 루이스에 대해선 경외감을 지닌 사람중 하나인데 지구상에서 가장 위협적인 살인태클을 보유한 선수이자 디펜스 디자인을 임의로 바꿔가며 플레이하는 수비수계열의 매닝인 루이스의 플레이는 실망스러웠습니다.차저스의 뻔한 공격패턴에 제때에 패스러쉬나 스파이를 펼치지 못하며 또한번 터치다운을 내줬고 이로인해 차저스는 17-7로 달아나게 되었죠.
Point 5 # 플라코여 티보를 본받아라!
3쿼터 시작하자마자 리버스의 신들린 패스 플레이로 터치다운을 뽑아내며 승기를 잡은 차저스.물론 이런 상황에서 프레셔를 받지 않는 쿼터백은 없겠지만 현장에서 본 플라코는 정말 한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전반에 플라코가 플레이액션후 스크램블로 파고들때 그의 날렵함과 빠른 스피드에 놀랐고 큰 키에 릴리스까지 빨라 예전부터 그랬지만 정말 재능 하나는 타고 났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핀치에 몰리는 상황이고 24-7로 뒤진 상황이긴 하지만 그정도 경험이 있으면 침착할 법도 한데 첵다운을 제대로 안하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으로 첫번째 똥을 싸제끼고 바로 다음 포제션에서 혼이 빠진듯한 모습으로 필립스에게 두번째 픽을 당하며 사망신고서를 제출했죠.
재능만 놓고 본다면 캠 뉴튼 못지않으며 실력또한 있는 플라코인데 늘 보면 곱게커서 그런지 강인한 정신력 같은게 없어요.멘탈이 강하지 못하니 핀치에 몰리면 바로 무너져 버립니다.티보는 하는짓이 전부 맘에 안들지만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 자신감과 정신력은 플라코가 배워야할 덕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Point 6 # 블롸아웃! 근데 차저스가?
3쿼터 플라코의 에라 모르겠다 안보고 던질란다 신공이 작렬하며 2연속 똥을 싸제꼈고 그걸 착실하게 포인트로 연결한 차저스가 이미 3쿼터 끝날때 게임을 접수했죠.재밌는건 게임 다 끝나고 하버감독이 마지막 공격때 신인인 보지텍 출신의 타이러드 테일러를 올린거였죠.물론 게임 끝났고 플라코를 내보낼 이유가 없었지만 원래 지가 똥싸서 망친 게임이면 벌로 끝까지 던지게 해야 되는건데 열받은 하버감독이 신인인 테일러를 올렸던겁니다.
근데 이놈 게임전에 몸풀기때 1시간가량 나와서 던지는걸 봤는데 상당히 매섭더군요.물론 키가 작고 스크램블형의 큐비이긴 했습니다만 릴리스도 그렇고 타점도 생각보다 괜찮더군요.패스 하나를 던져서 성공시킨것도 그렇고 나와서도 쌕 맞아도 쫄지않고 잘 던지더군요.어쩌면 보지같은 플라코보단 이놈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레이븐스의 세컨 스트링 큐비가 이런식으로 나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게임에서 이런 장면을 보니 뭔가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풋볼이 이런거구나 싶었습니다.
차저스는 홈에서 엄청난 플레이로 레이븐스에게 역사적인 대패의 굴욕을 안겨줬습니다.이번시즌에 평균 15점 정도만 허용하는 레이븐스가 무려 34점을 헌납했고 이번시즌에 가장 어메이징한 게임중 하나로 남을것 같습니다.



